Guylian ‘La Trufflina’
몇해전 롯데제과에서 인수해서 작은 화제가 되었던 길리안Guylian. 씨쉘Sea Shells이 유명한데, 늘 그랬지만 이거 맛있는 것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얼마전 팀 워크샵에서 선물로 길리안의 ‘La Trufflina’을 받았는데 오, 이건 매우 훌륭하다. 아마존에 가서 보니 가격도 착하고.
몇 개 주문해서 쟁여놔야겠다.
몇해전 롯데제과에서 인수해서 작은 화제가 되었던 길리안Guylian. 씨쉘Sea Shells이 유명한데, 늘 그랬지만 이거 맛있는 것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얼마전 팀 워크샵에서 선물로 길리안의 ‘La Trufflina’을 받았는데 오, 이건 매우 훌륭하다. 아마존에 가서 보니 가격도 착하고.
몇 개 주문해서 쟁여놔야겠다.
꽃다발을 받았다.
회사에서 보낸 것인데, 꽤 크다. 꽃송이도 굵고.
아기자기한 맛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깔끔하게 다듬고 묶어 솜씨 좋게 배치해놓았다. 마치 시원시원한 붓놀림으로 순식간에 그려낸 풍경화 같다. 독일인답다는 생각도 든다.
전화를 받고 아래 층에 내려가니 문 밖에 꽃배달을 온 거구의 독일인이 있었다. (직원카드가 없으면 건물 내 들어올 수 없다)
행색은 추레했으나 몸집에 어울릴 정도로 큰 함박웃음을 짓고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사내를 보니 웃음이 슬그머니 나왔다. 그 사내의 웃음도 꽃다발 만큼이나 보기 좋다.
꽃을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던 일에서 잠시 눈을 떼어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여유’를 준다는 점은 맘에 든다.
며칠은 눈과 코가 작은 호사를 할 듯 하다.
아침에 빵 사러 집앞을 나섰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바삐 차를 몰며 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동네가 작다 보니 무척 차가 커보였다. 문득, 사람 하나 움직이는데 저 거대한 쇳덩어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솔린 엔진은 25%, 디젤은 35%의 열효율 – 나머지는 운동에너지로 바뀌지도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비효율적인 장치가 바로 자동차인데… 그러고 보니 747은 17만리터의 연료를 싣고 다닌다던데, 상층 대류권에 그런 제트엔진 공해를 뿌려 대는 것이 정말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두서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빵집 앞에서야 그쳤다.
요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팀 행사로 Bier-Bike를 타기로 했다. 맥주자전거라… 감도 안 왔는데, 가 보니 이건 뭐 말도 안되는 -
간단히 말해 계속 맥주 마시면서 죽어라 페달 밟는거였다. 그냥 하면 재미 없으니 Frankfurt 시내 중심가 도로 하나를 점유하면서 고성방가한다. 병신 같은데 제법 재미있다. (다같이 하니까 덜 X팔리기도 하다)
거리의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술도 죽어라 마시고 체력단련도 되는 아주 유익한 행사였다.
구체적인 사진들은 아래 링크에 정리해두었다.
https://picasaweb.google.com/105893372895623398843/20110923BierBikeFrankfurt
Pachelbel의 ‘Cano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하지만 비전공자가 그 악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일은 없을 듯 하다.
사실 Canon 형식 – 또는 대위법을 따르는 – 의 곡의 악보를 보면 제법 재미있다.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식의 돌림노래가 어떻게 기가 막힌 음의 조화를 이루는 지도 놀랍지만, Canon의 악보를 보면 각 성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하나의 graphical한 패턴을 보여주는데 아주 근사하다.
아래 YouTube의 동영상을 보면 바이올린 3부와 콘티누오가 두 마디 간격으로 진행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단해서 보기도 좋다)
점차 세밀하게 나뉘어져 가는 윗 성부의 화려함도 좋지만, 그 화려함 뒤에 4/4박자의 콘티누오가 30회 가까이 묵묵히 같은 주제를 반복하는 것이 더 흥미롭고 믿음직스럽다. :-)
지난 금요일 라디오(SWR2)에서 Palestrina의 ‘Missa de Beata Virgine’을 들은 뒤로 계속 르네상스 시대 음악에 꽂혀있다.
스스로를 ‘종교인’으로 분류하더라도 깊은 신앙심, 신실한 신앙생활과는 좀 거리가 있는 터라 종교음악을 들을 때에도 음악 자체에 관심이 있지 그 성격이나 배경으로 인해 큰 감흥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참된 종교는 인생과 세상의 신비를 대면하여 경외심을 느끼고 그 신비를 탐구하는 과정중에 생기는 것이다.”, “어느 한 종교가 종교적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고 말한 아브라함 헤셀의 말에 많이 공감하는 터이기도 하고.
한데, 오늘 Palestrina의 Motet ‘Sicut Cervus’을 듣고 완전히 압도되었다. 종교에 대한 수많은 갑론을박을 떠나… 이런 음악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세상 어딘가에는 나를 사랑해주고 아끼는 신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Tagged Missa de Beata Virgine, Palestrina, Sicut Cervus, 아브라함 헤셀얼마전 직장 동료분의 페이스북에 포스팅된 동영상.
무척 아름답긴한데, 음악의 느긋함에 비해 쉼없는 손동작이 조금 부담스럽다. 음표와 같이 하는 단아한 그림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랜만에 눈이 호강했다.
꽤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작품이다. 내용의 상당부분이 영국 빅토리아 시대 배경이고(14세기도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한 묘사를 당시의 어법 – 수많은 인용문과 함께 – 으로 하기 때문에 번역에 심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맛깔나게 번역을 한 역자의 노고가 돋보인다.
책은 두툼하지만 꽤 스피디있다. 내용도 꽤 재미있고 심지어 웃기는 대목도 많다. 빅토리아 시대에서의 많은 해프닝과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네드의 독백은 흡사 시트콤을 보는 듯 재치있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대체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7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이 되었을까 의아하기도 했다. 조금 더 압축했음 좋았을 것 같은데.
일반적인 시간여행 이야기는 시간여행자가 역사를 바꾸려 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리는 반면, 코니 윌리스는 역사가 스스로 무수한 편차를 교정해간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나비효과를 예로 들면, 나비의 펄럭임이 결국 일으키는 엄청난 변화 – 가 포인트가 아니라 그런 결과를 이미 알고 나비의 펄럭임을 만들어내는 ‘의도’가 있다는 것. 모든 것이 역사의 의도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주제로,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비밀은 결국 극히 사소한 어떤 것이라는 것도 언급한다. 극중에 워털루 전투의 모형을 만들어 실험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결말에 가면 아래와 같은 대화가 나온다.
- 워털루 전투의 승패를 결정지은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
- 맞아요. 너무나 사소해서 그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는 무언가죠. 그게 바로 ‘모형’을 만드는 데의 약점이죠. 사람들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요소들만 집어넣고 모형을 만들거든요. 하지만 워털루 전투는 혼돈계라구요. ‘모든’ 것이 다 관계가 있어요.
극 흐름과 연관된 역사적 사건이나 이론들도 다양하게 언급되는데(슈레딩거의 고양이나 2차대전 이야기 등) 개인적으로 루이 16세 이야기가 꽤 흥미롭다. (P190)
배경만 우리나라로 해서 작품이 나온다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지난 일요일 Baden-Württemberg 주와 Rheinland-Pfalz 주의 선거가 있었는데 그 결과가 놀랍다. 내가 살고 있는 Baden-Württemberg 주에서 현 집권당인 기민당CDU을 누르고 사민당SPD-녹색당Grünen 연정이 50% 가까운 득표율을 얻은 것.
독일내 6개 정당 중 녹색당은 소위 말해 마이너이다. 강령이 “Die Zukunft ist grün (미래는 녹색이다)”란 것만으로도 짐작 가능하다. 주로 환경문제와 에너지, 기타 사회보장 등을 다루는 정당이, 그것도 보수적인 독일 남부지역에서 대승大勝함으로써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녹색당 소속 주총리Ministerpräsident가 나오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아무래도 독일 언론에서 여전히 핫이슈로 다루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말 넌더리나게 언급하고 있다. 선거를 바로 앞두고 일어난 이 재난이 그들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을른지도) 또 다른 원인으로 ‘Stuttgart 21′ 이슈가 있겠고… 그러잖아도 Lidl에서 ‘Bild’지를 얼핏 보니 이미 Stuttgart 21에 대한 기사를 신나게 써갈기고 있는 듯 하드만. (Stuttgart 21에 대한 찬반논쟁은 무척 흥미롭다. 아래 링크 참조)
Stuttgart 21
Stuttgart 21 (위키피디아)
슈투트가르트 21 프로젝트 – 양측의 입장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게 될 지 무척 흥미진진하다.
Tagged Grünen, Stuttgart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