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 Physic의 Sitara, 그리고 Marantz 앰프

Nubert 스피커를 구입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건만, 지난 월요일(17일) 갑자기 Audio Physic을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인연因緣인가 싶다. 지난 High End 전시회에서 처음 접했을 때 느낌 – 어떤 꾸밈도 없이 있는 소리 그대로를 재현하려 하는, 수수하다고 할까 심플하고 모던하다고 할까 – 이 의외로 강한 인상을 남겼나보다.

공교롭게도 근방에 Audio Physic 스피커를 취급하는 가게는 일전에 방문했던 ‘Expert Galerie’였다. 아내도 지난 전시회를 계기로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터라 꽤 흥미를 가지고 같이 방문했다.

담당자에게 Sitara 셋팅을 부탁한 다음, Nubert Shop에서 테스트해보았던 CD들 – 굴드의 골드베르그 변주곡, 번스타인의 브람스 1번 교향곡, 하이든의 실내악 등등 – 을 들어보았다.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어떤 류의 음악이든 훌륭한 소리를 보여주었던 Cardeas보다는 못해도,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강한 확신을 주는 – 바로 이거다, 이 스피커를 사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제품이 바로 Sitara였다.
막판에 같은 Audio Physic의 ‘야라’와 Focal의 ‘Chorus 826’을 두고 약간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주로 듣는 고전음악에서는 Sitara가 월등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야라는 팝음악에서 더 다이나믹한 소리를 들려주었고, Chorus 826에서는 최상은 아니더라도 Focal의 성격이 살아있는 음을 들을 수 있었다. (Chorus의 경우 2,300유로를 1,500유로에 할인해서 판다는 말에 많이 끌리긴 했다)

스피커를 결정하고 나니 앰프가 문제였다. Audio Physic을 취급하는 이 가게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종류의 앰프만 취급하고 있었고, 나는 한꺼번에 구입 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여기도 흥정을 한다)
야마하나 캠브리지 오디오도 고려하다가 결국 로텔과 마란츠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특히 로텔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평도 좋았거니와 Sitara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사실, 스피커가 중요하지 앰프가 소리를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목요일에 다시 방문해서 비교 청음을 해보니, 리시버와 일반 앰프는 정말 틀리다, 이건 막귀도 알 수 있겠다 – 는 것을 새삼 느꼈다.
게다가, 적어도 로텔과 Sitara는 아니었다. Sitara의 투명하고 청명함을 이 앰프는 다 지워버리고 있었다.
반면 마란츠의 앰프는 내가 좋아하는 Sitara의 장점을 잘 살려주고 있었다. 오히려 약간의 가미 – 따뜻함 – 가 있는 듯 하긴 했지만.

지난 주말 물건을 가져와서 셋팅을 마치고 듣고 있자니, 그냥 좋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무척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