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End 2010 참관기 #2/3

위층 매장 역시 2개 홀로 나뉘어 빼꼼히 업체들이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1층과는 달리, 이곳에는 기본적으로 청음을 하는 공간을 매장마다 제대로 갖추고 있더군요. 이걸 기대했지요. 사실 ‘보는’ 물건을 보러온 것은 아니니까요.

아쉬운 점은, 대부분이 Jazz나 Pop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점입니다. 저에게는 그 음들이 별로 레퍼런스가 되지 못하거든요. 다들 자기네 flagship을 내세우고 있었고, 그런 제품에서 Jazz 음악이나 Pop 음악이 안 좋을리가 없습니다. (물론 차이야 있겠지만 저는 그걸 구분할 능력이 안됩니다. 바로 옆에 갖다 놓고 번갈아가며 비교해준다면 모를까)
제 경우는 항상 듣는 피아노 소나타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을 때 그 스피커에 대한 호불호가 확 갈리기 때문에 가능한 그쪽 소리를 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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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단단하고 박력있어 보이는 T+A 제품들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진 것 같지 않지만 여기서는 정말 많이 보이는 브랜드입니다. (예전에 Focal 스피커 청음 때도 이 제품을 썼었습니다)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같은 가격대 제품을 고르게 된다면 1순위로 고려해보고 싶은 모델들입니다.

D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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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의 Euphonia MS5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 제품 유닛의 색감이 무척 끌리더군요.
샘플링 CD에 어울릴 듯한 Jazz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꽤 좋았습니다. 좀 조용한 곡에선 어떤 소리가 나올지 궁금하더군요.

Amp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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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Amphion 매장 앞에서는 바람잡이… 하시는 분이 간단한 공연을 했습니다. 영화 ‘Once’에서 나온 ‘Falling Slowly’를 부르던데, 아이구… Glen Hansard보다 훨씬 낫더군요. 고음부가 정말 멋있었습니다. 아내와 넋을 잃고 보다가 “전시장 내에서 더 좋은 소리로 자기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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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는 아니지면 그의 스튜디오 녹음 실황과 영상 일부를 보고 들을 수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2m가 넘는 Amphion의 웅장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이 양반이 홀에서 기타치며 노래하던 소리가 더 좋데요 ㅎㅎ
아무래도 실패한 마케팅 같습니다.

N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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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온 주 목적 중 하나가 이 Nubert의 ‘nuLine 122’에 어울리는 기기를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Nubert 청음실에서 열심히 들어본 후 nuLine 122로 거의 마음을 굳혔거든요.
놀랍게도 매장에는 Günther Nubert(Nubert 설립자)가 한쪽 구석에서 고객들과 진지한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딜러가 아닌 순수 동호인들과 이런 시간을 갖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이곳 독일에서 Nubert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그 때문인지 매장 내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간신히 한 사람 붙잡아서 nuLine 122에 어울리는 앰프를 추천 받았습니다.

맑은 소리를 잘 살릴 수 있는 앰프가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최상급 모델인 nuVero 14로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조작자 미스로 순간 거슬리는 소리가 났었습니다. 적잖이 당황하더군요 ㅋㅋ

German Physi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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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는 German Physiks의 스피커들입니다. 상단 콘 드라이버 모양은 ‘DDD Driver’라고 하는데 전방향으로 소리를 방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굉장한 기대를 하게 만드는 외양에 비해 소리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Gö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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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보아왔던 것들 중 디자인이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제품이었습니다. 단, 옆에 우퍼를 놔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스가 부족하게 들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네요. 단지 착각이었는지도. (Sting의 곡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전 커다란 인클로저에서 나오는 소리를 편애하는 듯 하네요.

Em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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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전자의 ‘에밀레’에서도 근사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사실 소리보다는 진공관 앰프 구경하기 바빴지요. (제품들 정말 아름답더군요)
구경 와중에 갑자기 직원분께서 – 한국분입니다 – 친절하게 팜플렛이 든 백을 주시길래 영어로 몇마디 감사하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전시장을 나오고 나서야 개그를 했다는 것을 알아챘지요… 오디오 구경에 정신줄을 놓고 다닌 거 맞습니다.

전 이런 이국땅에서 선전하는 우리 제품들 볼 때마다 늘 가슴이 뭉클해지데요.

Acap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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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보다 그 모양에 온통 마음을 뺏긴 독일 Acapella사의 스피커 ‘High Violoncello II’ 입니다. 전시장 내 메인은 다른 업체이고 Acapella의 스피커가 협찬을 한 것 같은데 이 강렬한 와인색은 아무리 쳐다봐도 질리질 않더군요. 덕분에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어땠는지는 하나도 기억 나지 않습니다.
사진 정리하면서 업체 홈페이지를 가봤는데, 정말 이야… 하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보는 즐거움도 듣는 즐거움에 필적할 수 있습니다. 이들 홈페이지에 가서 제품들 구경 한 번 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F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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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좋아하는 Focal 스피커의 전시장입니다. 이들이 유행시킨 Beryllium 트위터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고 하는데, 제 경우엔 몇달전 청음한 이후로 열광적인 팬이 되었습니다. 가격이 좀… 심각합니다만, 나중에 은퇴했을 때 이런 스피커 갖춘 청음실 하나 있었음 하는 꿈이 있지요.
뭐, Grande Utopia는 너무 괴물같긴 합니다만.

청음 세션은 Stella Utopia로 진행 했는데, 정말 최고였습니다. 극히 낮은 저역의 흑인보컬이 나오는 부분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어지간한 스피커로는 적당히 타협을 볼 것 같은 소리를 아무 무리없이 재생해내더군요. 이어진 포크 음악의 어커스틱 기타 소리는 귀를 관통해 몸 안에서 투명하게 울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다른 전시장 관람에 대한 욕심이 없었으면 세월아 네월아 하고 앉아있고 싶던, 환상적인 사운드였습니다.

그밖에, 건너편 매장에서는 iPot 용 Wireless Speaker인 Zikmu Parrot by Starck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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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들 홈페이지에 가보시면 환상적인 디스플레이들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추: 더 상세한 사진들은 Picasa에 따로 올렸습니다.

B&W 683, Martin Logan ‘Source’, Focal ‘Maestro Utopia’

B&W 683에 대한 평들이 하도 좋길래 어떤 소리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Mannheim에 ‘Expert Galerie‘라는 곳에서 취급하더군요.
들어볼 수 있냐구 물어보니 금방 설치해 주셨습니다. Mozart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시작해 보았는데…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대실망이었습니다. 특색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그저 그런 스피커더군요. 집에 있는 구닥다리 낡은 파이오이어 스피커가 훨씬 소리가 좋습니다.
제 반응을 눈치챈 직원분이 Martin Logan은 어떻겠냐구 하시더군요. 마침 ‘Source’라는 모델이 있다길래 청음을 해보았습니다. 이번엔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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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 매우 현장감 있는 소리. 투명하며 해상도가 뛰어났습니다. 정말 소리가 맑더군요.
  • 저역 부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한 것이겠지만 고음 부분과 전혀 위화감이 없더군요.
  • 테스트는 Marantz PM-5003을 이용했습니다. 정전형 스피커란 점을 고려할때 약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별 문제 없다더군요.
  • 스피커에 추가로 전원부가 필요합니다. 전원 어댑터 연결이 필요한데, 이것은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어쩔 순 없겠지만.
  • 듣는 위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음의 수평확산패턴이 부족해서 듣는 위치에 따른 편차가 심합니다. 단점이라 볼 수 있겠지만, 제약된 공간일 경우에서는 오히려 놓치는 음 없이 아주 조밀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참고로 청음실 후면에 배치된 CLX25도 들어보았습니다. 이 모델은 순수한 평판형 모델로 높이가 제 키만 합니다. 워낙 덩치가 커서 소위 말하는 ‘온 몸을 휘감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정전형 스피커는 아무리 봐도 너무 신기합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논리적으로는 알더라도 어떻게 저 무거운 것이 뜨나, 하고 도통 이해하기 힘든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청음실을 나서기 전에 오른쪽에 있던 거대한 스피커 – Focal의 ‘Maestro Utopia’ – 를 들어볼 수 있냐구 부탁했습니다. 워낙 가격이 있는 제품이라(35,000유로) 구입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 당당한 모습에 궁금했던 것이지요.
Mozart의 Piano Sonata를 들어보았는데 입이 벌어지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제 평생 언제 들어보았나 싶었습니다.

추: 사진을 몇 장 정리해서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