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의 끝

한동안 절판되어 볼 수 없었는데 작년 초 다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특정 주인공이 없다. 나름 긴 시간을 훑어가며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작 흥미로운 것은 ‘오버로드’의 개입, 그리고 인류의 진화와 그 끝으로 나아가는 상황에 대한 저자의 서술이다. (오버로드 ‘캐렐런’을 통해서 더 많은 의견을 보여준다)

50년대에 쓰여진 것이라고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의 상상력을 보여주며, 특히 후반부 ‘잰’이 보게 되는 ‘오버마인드’의 묘사는 압권이다. 오버로드들의 충격적인 외관에 대한 설명은 교묘하기까지 하고.
끔찍한(?) 결말에 대해 무언가 말을 덧붙이고 싶지만 – 고장원 씨가 쓴 해설에서도 이런 결말이 과연 진화의 끝인가 반문하고 있다 – 그것보다 홀로 쓸쓸히 남겨진 시간을 보내는 잰의 모습에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궁극의 고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