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sterhood of the Traveling Pants (2005)

이 영화는 내 취향은 절대 아니다. 어린, 또는 젊은 여자들이 좋아할 듯.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썩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기가 막힌 산토리니의 풍광을 구석 구석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 정말 한 번은 꼭 가주어야 할 곳 같다 – 다른 하나는 꼬마 Bailey의 마지막 영상. 이런 사려 깊은 이야기가 12살 꼬마의 입에서 나온다는 설정이 어딘가 어색하지만.

Hey, it’s me, Bailey. You don’t have to use this in your movie or anything, although now that I think of it, fainting in Wallman’s does kind of qualify me as a loser. But then again, wearing a price sticker on your forehead probably makes you one, too. Ya know, I don’t know, Tibby, maybe the truth is there’s a little bit of loser in all of us, ya know? Being happy isn’t having everything in your life be perfect. Maybe it’s about stringing together all the little things like wearing these pants or getting to a new level of Dragon’s Lair – making those count for more than the bad stuff. Maybe we just get through it… and that’s all we can ask for.
(아마 완벽한 삶은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인 건지도 몰라. 그 청바지를 입는다든가, Dragon’s Lair에서 한단계 더 올라가는 것 – 그런 것들을 나쁜 것보다 가치있게 여기는 것 말이야. 아마 우린 그냥 그런 걸 겪는 것이고, 그게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전부일지도)

아, 영화 마지막에 흐르는 Chantal Kreviazuk의 ‘These Day’도 언급해야겠다. 이런 훌륭한 가수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 – 요즘 음악이 쓰레기라고 불평해도 어딘가에는 내가 모르는, 내가 좋아할 가수와 곡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나를 즐겁게 했다.

복수는 나의 것 (2002)

방금 전 ‘복수는 나의 것’을 보았다.
오랫동안 미루어오다가 집에 혼자 있게 된 참에 보기로 맘 먹은 것. 아내는 이런 영화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는 정말 잘 만들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화면에 낭자한 폭력과 피가 심하게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왠만한 하드고어 저리가라다)

하지만 영화 전공하는 사람도, 그쪽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도 아닌 나에게 있어 이 잘 만든 영화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불쌍한 사람들끼리 악에 받쳐 서로 죽고 죽이는 이야기에서 즐거움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삐뚤어지진 않았다. (내가 Lars Von Trier를 무척 싫어하는 이유)

뭐, 싫으면 안 보면 되지만, 일일히 영화 내용을 전부 확인하고 볼 수는 없는 법. 일말의 무언가를 기대했지만 이 영화에는 아무런 출구도 보여주지 않았다. 내내 가슴 졸이게 하다가 막장으로 치닫는다. 해서 보고 난 후 가슴이 먹먹하고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굳이 이런 영화에서 강조하지 않아도 현실은 잔인하고 힘들다. 부러 이런 영화까지 봐가면서 자학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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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

런던 여행 일정에 영화 관람을 넣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대부분 더빙을 하는 터라 오리지날 영어 버젼으로 영화 관람이 쉽지 않거든요.

아내는 해리 포터를 보려 했으나 저를 생각해서 –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지루해서… –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Leicester Square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Odeon – West End에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 영화는 정말 너무 하더군요.
무슨 미군 홍보영화도 아니고, 2억불이나 투자했으면서 시나리오 구성을 위한 예산은 한 푼도 없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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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rminal (2004)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고전 헐리우드 영화를, 특히 Frank Capra 식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영화.

영화의 실제 바탕이 된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란 이란인의 삶처럼 현실은 팍팍하겠지만, 굳이 영화에서조차 그렇게 건조하게 풀어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난 이 영화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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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 English (2003)

영화를 고를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괜찮은 코미디 물을 고르는 것이다.
성공률이 매우 낮고, 특히 어지간한 헐리우드 흥행작들은 왠지 코드가 안 맞는다. 예를 들어 ‘Blades of Glory (2007)‘ 같은 것은 미국에서도 크게 히트했고 아내는 기내機內에서 보고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웃었다는데… 난 별 감흥이 없었다. (Will Ferrell은 무척 좋아하는 배우이긴 하다만)

그래도 나름 선호하는 기준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영국 코미디물에 대한 선호이다. 왠만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아내는 그들의 약간 드라이한 개그가 별로라는데 – 글쎄, 나는 너무 좋다. 기억에 1996년, ‘Englishman Who Went Up A Hill But Came Down A Mountain (1995)‘ 을 본 이후로 어떤 기준 비슷한 것이 맘 속에 생긴 듯.

토요일 아침, 구운 바게트를 먹으며 Rowan Atkinson주연의 ‘Johnny English’를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웃었다. 몇몇 장면은 눈물이 다 날 정도로. 영국 코미디에 대한 편애가 더욱 심해질 것 같다.

추: 프랑스인 파스칼 역으로 나온 John Malkovich의 프랑스식 영어 정말 웃긴다. 내가 아는 프랑스인들과 너무 똑같네…

The Page Turner (2006), 에휴…

이 싱겁고 텁텁한 맛은 뭔지.

예전에 기내에서 이런 류의 프랑스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정말, 보던 시간이 아까와서 억지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류의 프랑스 영화는 그 나름의 형식화된 분위기가 있다. 난 그 위선적으로 보이는 공간이 맘에 들지 않는다. 도저히 나랑 정서가 맞지 않는다.

Bad Education (2004)

감상 후 아내의 한마디.
“재미있네, 하지만 독한 술을 한 잔 마신 기분이야.”.

나의 느낌은 – 같은 이야기, 별 시원찮은 소재도 이야기꾼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싶다.
그런데 이 주연배우가 얼마전 본 ‘The Motorcycle Diaries’의 그 사람이라는 것이 도저히 믿기질 않는다.

The Constant Gardener (2005)

보고 나서 ‘걸작’이라는 인상을 주는 영화는 흔치 않다. 그런데 이 영화는 걸작이다. 완벽한 편집, 영상, 연기, 그리고 큰 감동까지.

정원가꾸기가 취미인 조용한 성격의 외교관 저스틴은 세상을 바꾸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반면 아내 테사는 인권운동가로서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를 파헤치려고 한다.
그는 ‘악의 축’이 자신의 가족과 정원을 파괴하자 온순한 정원사의 삶을 포기하고 아내의 죽음과 그에 얽힌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내에 대한 오해가 풀림과 함께 고통스럽게 흐느끼는 저스틴의 모습에서 ‘English Patient’를,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은 ‘Insider’를, 영화 마지막 시간을 역행하는 편집에서는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가 연상되었다.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야 원래 좋아하는 배우이고 – 레이첼 와이즈Rachel Weisz라는 배우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