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환경

2주 전부터 미친듯이 진행된 수정요건의 반영으로 인해 개발자들과 평소보다 훨씬 많은 말을 해야 했다.

영어란 참 특이하다.
Native speaker와 같이 있으면 그만큼 수준이 올라가고, 그리 유창하지 못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그만큼 내 수준도 하향평준화 된다.
예를 들어 London에 머무를 때는 소위 ‘버벅거림’이 거의 없이 제법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하지만, 같이 있는 스페인인 개발자나 폴란드인 테스터들과 이야기할 때는 종종 막힐 때가 있다.

이런 것이 일반적이라면 비영어권 지역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예를 들어 한국의 학원에서)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고.

나만 그런거라면야 뭐, 상관없지만서도.

하우스 보기

Johanniswald에 괜찮은 하우스Haus 매물이 나와서 보러 갔다.
살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경험 차원에서. 아내는 조건만 맞는다면 심각하게 고려할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썩 괜찮은 집이었고 관리도 놀라울 정도로 잘 되어 있었지만 건물벽을 포함, 상당 부분 공사는 불가피할 듯 했다.
증축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고.

하지만 잘 정리된 거실과 침실, 다양한 책으로 빽빽하게 채워져있는 서재와 정돈된 책상, 그리고 아직도 작동하는 다이얼 전화기가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내와 사별 후 30년간 살아온 집을 팔고 떠나려는 노인의 복잡한 마음 때문인지 집안 공기가 가볍지는 않았지만.

회사로 돌아가면서 예전에 비슷한 분위기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하루키의 ‘오후의 마지막 잔디밭’이었다.

런던, Pub

금요일 저녁 런던 시내의 Pub은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꽤 길었던 Leadership course의 뒤풀이 장소로 선정된 런던 중심가 모 레스토랑에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Pub과 레스토랑이 같이 있는 곳이었다.

나는 몇가지 이유로 Pub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 대화가 불가능하다. 악을 쓰며 이야기하느니, Pub 밖으로 나와 서서 이야기 하는 것이 낫다. (왜 다들 밖에 나와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지 나중에야 이해가 되었다) 런던 중심가를 벗어나면 나이 지긋한 분들이 있는 Pub도 있긴 하지만.
  • 술만 먹는다. 동료들이 퇴근할 때 ‘아래 Pub에서 한 잔 하고 갈래?’ 라고 하면 우리나라 식으로 해석하면 안된다. 그냥 맥주 – 혹은 진토닉이나 – 한 잔 하고 잡담한 다음 바이 바이다. 안주는 커녕 땅콩 한 알도 없다. 술이 아주 약한 나로서는 별로 내키지 않는다.
  • 많은 경우 서서 마시면서 대화를 한다. 뭐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있었으니 서 있는 것이 건강에는 좋겠지만, 의외로 뻘쭘해질 때가 많다.
  • 결론적으로, 편한 분위기가 아니다.

레스토랑 쪽은 아래와 같이 제법 근사했으나 바로 코너 뒤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악을 쓰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람들 대화 소리가 우세해지니 음악 볼륨을 높였다. 의도가 뭐지?)

20141017_pub_restaurant

이런 것도 중요한 영국 문화의 하나이고, 미국서 온 한 친구는 이런 시끌벅적한 런던이 너무 좋단다.
캘리포니아에서 왔으니 그럴 수 있겠다.

다행히 일찍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 읽고 있던 책 계속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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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낙엽 제거

정원 관리 시작.

나무들 사이에 있는 잔디 – 라는 concept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낙엽 밑의 잔디가 햇빛과 물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진작에 시작했었어야 했지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2시간 이상 낙엽을 줏고 긁어냈지만 (마침 조그만 Laubbesen을 찾았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낙엽은 당장 대책이 없었다.

내일 당장 Hornbach에 가서 Laubbesen 큰 것을 하나 살 생각인데, 끝이 날카롭지 않는 물건이 있을 지 모르겠다. (여기 참조)
오늘 사용한 것은 끝이 날카로와서 잔디 뿌리에 아무래도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독일의 의사 추천 사이트

우리 동네 의사들이 영 미덥지 않아서 – Privatkrankenversicherung 갖고 있는 사람을 진짜 봉으로 보는 것 같다 –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아래 사이트를 발견했다.

http://www.jameda.de/

Deutschlands größte Arztempfehlung (독일에서 가장 큰 의사추천서비스) 이라고 선전하는데, 진위에 앞서 이런 서비스가 잘 ‘작동’한다는 것이 좀 놀랍다. 다행이기도 하고.

평이 가장 괜찮은 Hausarzt를 찾은 다음(근처 Bad Soden에 있었다) 전문 진료 내역 확인하고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사람이 많다는 것이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정보 검색을 위해 독일 사이트들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정말 디자인 신경 안 쓴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덩치 큰 이미지/flash 따위 없이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는 거의 대부분 제공한다.
제대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법이 이런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