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말 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

서스펜스 소설이라 하기엔 일견 단순한 줄거리에 등장인물도 많지 않지만, 각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의 묘사나 잘 편집된 영화를 보는 듯한 서술은 소설에 굉장한 흡입력을 부여한다.
이 때문인지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버려서 소설 초중반에 나오는 세령의 학대, 그리고 죽음 장면은 읽기 너무 힘들었다. (거의 읽는 것을 포기할 뻔 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종종 최선이 아닌, 결과적으로 최악이 되는 그런 선택들을 하게 된다.
그 이유들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은데, 우리네 현실에서 매순간 일어나는 선택들 역시 그러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특히 최현식과 강은주, 두 인물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과연 다른 선택을 했을까 하는.

또한 유약함과 소심함으로 인해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최현식이라는 인물에게 있어서 절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부성애였다는 점에서, 소설 마지막 페이지의 플래시백 장면은 한참을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사족처럼 보이는 영재의 어린 시절 이야기보다는 차라리 은주의 마지막 장면이나 딸을 버리고 떠난 하영의 결정 등이 더 설득력있게 서술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잘 짜여진 구성, 무엇보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문체의 힘이 큰 소설인데 이를 영화화한다니 기대반 우려반이다.

20161025_7년의 밤

언어와 환경

2주 전부터 미친듯이 진행된 수정요건의 반영으로 인해 개발자들과 평소보다 훨씬 많은 말을 해야 했다.

영어란 참 특이하다.
Native speaker와 같이 있으면 그만큼 수준이 올라가고, 그리 유창하지 못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그만큼 내 수준도 하향평준화 된다.
예를 들어 London에 머무를 때는 소위 ‘버벅거림’이 거의 없이 제법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하지만, 같이 있는 스페인인 개발자나 폴란드인 테스터들과 이야기할 때는 종종 막힐 때가 있다.

이런 것이 일반적이라면 비영어권 지역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예를 들어 한국의 학원에서)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고.

나만 그런거라면야 뭐, 상관없지만서도.